나무에다 돌을 던졌다
나도 모르게
홧김에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몸의 일부가 뜯겨
나를 무심코 바라보는
나무를 마주서고 있었다
너무 어색하다
저지르고 나니 괜히 부끄럽다
사과 해야하나? 나무는 감정이 없잖아
그냥 돌아서 모른척하면 잊혀질테지만
그럼 다음에도
다다음에도
돌이 보이면?
사과하기로 했다
뻘쭘한지 더 더운것 같기도
땀이 얼굴에서 떠나
나무의 발을 촉촉해질때까지
다시 또 다시 망설였다
돌을 다시 주워 스다듬으면서
우물쭈물 거리다
하고 싶었던 말이 새어나와
그를 닫게 되자
침묵하던 잎들은 춤을 춰
안에서만 흘러가던 시간이
통제가 풀려 언덕 전체에
한없이 분출되었다
안도의 한숨을 쉴려던 찰라
위를 보니
나무는 미동이 없었다
감정도 없는데 그렇지…
그래도 괜찮은지
걱정되어 숨소리라도 확인하러
가까이 다가가
그대로
가만히
같이 있었다
그대로
가만히
같이
고맙다.